제4장. 단백질 구조의 모티브들

단백질 구조는 다음과 같은 위계로 조직화되어 있다.

일차구조		아미노산 서열
이차구조		알파나선, 베타가닥
	모티브	초이차구조,	나선-고리-나선, 머리핀 베타 모티브, 희랍문양 모티브, b-a-b
삼차구조		모티브들이 도메인 구조로 접히는 방식 또는 단일 폴리펩타이드 사슬이 하나 또는 그 이상의 도메인으로 접히는 방식
	도메인	여러개의 모티브들이 구형의 구조를 이룬 구조적 상태	보통 도메인은 각각은 기능적으로 독립되어 있으며, 기능적인 면을 가리킬 때는 모듈이라는 용어로 표현된다.
사차구조		하나 이상의 폴리펩타이드 사슬들이 연합하여 다합체를 이룬 구조

가. 단백질 구조의 규칙성
단백질 구조는 매우 복잡하지만 규칙성도 가지고 있다. 최초의 X-선 결정구조가 밝혀진 단백질인 myoglobin의 구조를 살펴보자 (그림 1). 그림에서 보듯이 DNA 이중나선에서 보여주었던 명쾌한 구조와는 달리 매우 불규칙적인 모양을 보여준다. 그래서 그 구조를 밝힌 John Kendrew는 "아마도 그 분자의 가장 놀랄만한 내용은 복잡성과 대칭의 결핍이었다" 라는 말로 그 실망을 표현하였다. Q6: 본인의 소감은? 그 배열상태는 기대하였던 모종의 규칙성은 전혀 없어보였으며, 단백질 구조에 대한 어떤 이론으로 예견되었던 것 보다도 훨씬 복잡하였던 것이다. 돌이켜보면 그러한 구조적 비규칙성은 단백질들이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는데 필요한 것이라는 점을 쉽게 깨달을 수 있다. DNA로부터 정보의 저장과 전달은 일차원적이기 때문에 DNA 구조는 그 정보량에 상관없이 서로 매우 유사할 수 있다. 반면 단백질들은 세포 내에서 정교한 삼차원적 상호작용으로 수천가지 다른 분자들을 인식하여야만 하기 때문에 단백질 분자들은 다양하고 불규칙적인 구조를 필요로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백질구조에는 규칙적인 특징들이 존재하며, 그 중 가장 중요한 것이 이차구조이다.

이차구조는 모두 주사슬의 NH와 C'O 기들이 서로간에 수소결합을 이루고 있다. 단백질 구조에 대한 중심되는 일반원리 중 하나는 그 내부가 소수성이라는 것이다. Kendrew는 미오글로빈에 대한 계속된 연구로부터 단백질 내부의 아미노산들은 거의 소수성 잔기들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을 알아내었다. 이것은 단백질 구조에 대한 연구로부터 도출된 첫번째의 중요한 일반원리 중의 하나인 것이다. 수용성인 구형단백질 분자들이 접히는데 있어 주된 원동력은 소수성 곁사슬들을 분자 내부로 채워넣어 소수성 중심과 친수성 표면을 만드는 것이다.
단백질 사슬로부터 그러한 소수성 중심을 만드는 데는 큰 문제가 있다. 곁사슬들을 중심으로 옮기기 위해서는 주사슬 역시 내부로 접혀져야만 한다. 주사슬은 각 펩타이드 단위체마다 수소결합 주개인 NH, 수소결합 받개인 C'=O를 가지고 있어 매우 극성이며 친수성이다. 때문에 이들 주사슬 극성기들은 소수성 환경에서 수소결합을 형성함으로써 중화되어야 한다. 이 문제는 단백질 분자 내부에 규칙적인 구조를 형성하는 방식으로 해결된다. 그러한 이차구조는 보통 알파나선과 베타판 두가지 형태 중 하나이다. 두가지 형태는 모두 주사슬의 NH와 C'O 기들이 서로간에 수소결합을 이루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수소결합들은 이웃하는 잔기들이 동일한 φ와 ψ 각도들을 가질 때 형성된다.

나. 단백질 구조의 체계
단백질 분자들은 구조적인 체계로 조직화되어 있다. 덴마크의 생화학자인 Kai Linderstrom-Lang은 단백질에서 구조적인 체계를 강조하기 위해 일차, 이차, 삼차 구조라는 용어를 만들어내었다 (그림 2).
일차구조는 선상의 아미노산 서열이다. 다른 말로 폴리펩타이드 사슬에서 아미노산들의 배열 상태이다. 두개의 다른 단백질들이 일차구조들에서 높은 유사성을 가질 때 이들은 서로간에 상동적이라고 일컬어진다. 상응하는 DNA 서열들 또한 매우 유사하므로 이들은 진화적으로 연관되어 있다고 추정되며 공통적인 조상의 유전자로 부터 진화된 것이다.
이차구조는 주로 알파나선과 베타가닥으로 나타난다. 폴리펩타이드 사슬의 국부적인 영역에서 이차구조의 형성은 어느 정도로는 일차구조에 의해 결정된다. 어떤 아미노산들은 알파나선, 또는 베타가닥을 선호하며, 다른 것들은 고리 영역을 선호한다. 이차구조물들은 앞서 기술한 바와 같이 보통 간단한 모티브로 서로 배열된다. 모티브들은 서로 가깝게 이웃하는 알파나선이나 베타가닥으로부터 곁사슬들이 채워지면서 형성된다.
여러가지 모티브들은 모여서 단단한 구형구조들을 형성하며 이들은 도메인이라 부른다. 삼차구조란 모티브들이 도메인 구조로 배열되거나 하나의 폴리펩타이드 사슬이 하나 또는 여러개의 도메인들로 접혀지는 방식 둘 다에 대한 공통적인 용어로 사용된다. 다른 단백질들에서 상동 아미노산 서열들로 이루어진 도메인들은 예외없이 유사한 삼차구조들을 가지고 있다.

많은 단백질 분자들은 단지 하나의 사슬을 가지고 있으며 이들은 단량체 단백질이라 불린다. 그러나 매우 많은 단백질들은 특이적인 사차구조를 가지는 다합체 분자로 결합하는 여러 개의 동일한 폴리펩타이드 사슬들을 가진다. 이러한 단위체들은 서로간에 독립적으로 작용하거나 협동적으로 작용하여 하나의 단위체의 기능은 다른 단위체의 기능적 상태에 의존한다. 다른 단백질 분자들은 다른 기능을 가진 여러 개의 다른 단위체들로 조합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대장균의 RNA 중합효소는 5개의 다른 폴리펩타이드 사슬로 이루어져 있다.

일차구조는 삼차구조를 결정하는가?

다. 이차구조

1. 알파나선
	알파나선의 회전과 수소결합: 단백질 내의 알파나선들은 일련의 이웃하는 잔기들의 모든φ와 ψ 각이 약 -60도와 -50도 사이를 이룰 때 발견된다 (Ramachandran Plot의 좌하쪽). 알파나선은 회전당 3.6개의 잔기들로 구성되며 n 잔기의 C'=O와 n+4 잔기의 NH 간에 수소결합이 이루어진다 (그림3a,b, 그림에서 탄소는 검정, 산소는 적색, 질소는 청색으로 구분되어 있다. 원자들에 번호가 매겨져있으므로 몇 번째 잔기와 수소결합이 이루어지는지 쉽게 알 수 있다). 보다 실감나는 그림은 3c이다 (곁사슬은 자주색으로 표시되었다. 이 그림에서도 번호를 매겨 보아라). 곁사슬을 제대로 그리면 그림 3d와 같다. 이것은 myoglobin의 한 알파나선으로 곁사슬이 상당히 많이 돌출됨을 알 수 있다. 그림 3e는 알파나선의 일회전을 위에서 내려다 본 그림이다. 주사슬과 곁사슬 둘레 각각에 원을 그려보면 (Q7) 바같으로 돌출된 곁사슬에 의해 차지되는 공간이 상당히 큰 것을 알 수 있다. 알파나선에서 첫번째 NH기와 마지막 C'O기를 제외하고는 모든 NH와 C'O기들은 수소결합으로 연결되어 있다. 그 결과 알파나선들의 끝은 극성이고 거의 언제나 단백질 분자 표면에 존재한다.
	알파나선들은 구형 단백질 내에서 4-5개의 아미노산에서부터 40개가 넘는 잔기들로 구성되는 매우 다양한 길이를 가지고 있다. 평균 잔기는 10개 정도로서 3번의 회전에 해당된다. 알파나선은 잔기 당 1.5Å 상승하므로 10개의 잔기로 구성된 평균 알파나선의 길이는 15Å 정도이다 (Q8: 이 길이를 DNA 이중나선의 너비, 지질이중층의 두께와 비교하라).
	알파나선은 우선성이다: 우선성은 어떻게 정의되는가? (Q9) 하나의 알파나선은 이론적으로 사슬의 나선 방향에 따라 우선성이거나 좌선성일 수 있으나 L-아미노산들은 좌선성 알파나선이 허용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곁사슬과 C'O기가 너무 가깝게 접근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단백질에서 관찰되는 알파나선은 거의 언제나 우선성이다. 드물게 3-5개의 잔기로 구성된 아주 짧은 좌선성 알파나선들도 발견된다.
	알파나선은 쌍극자 모멘트를 가진다: 알파나선 내의 모든 수소결합은 동일한 방향을 가리키기 때문에 펩타이드 단위체들은 모두 나선축을 따라 동일한 방향으로 배향된다. 그러한 펩타이드 단위체는 NH와 C'O기들의 다른 극성에서 발생하는 쌍극자 모멘트를 가진다. 이러한 쌍극자 모멘트들은 또한 나선 축을 따라 배열된다 (그림 4). 그 결과 아미노 말단에는 부분적인 양성, 카르복시기 말단에는 부분적인 음전하가 생기는 쌍극자를 형성한다. 이러한 전하들은 반대 전하의 리간드들을 끌어들이는 것으로 예상될 수 있다. 특히 인산기를 가진 리간드는 알파나선들의 N 말단에 자주 결합한다. 반면 양으로 하전된 리간드들은 C 말단에 결합하는 경우가 드물다. 이것은 곁사슬들이 관여하지 않는 주사슬 구조를 통한 특이적인 결합의 예에 해당된다.
	어떤 아미노산들은 알파나선에서 선호된다: 곁사슬들은 알파나선에서 밖으로 삐져나와 (그림 2e) 알파나선을 이루는데 방해가 되지 않는다. 다만 Pro은 제외된다. Pro은 주사슬 N 원자가 곁사슬의 마지막 원자와 결합하면서 고리구조를 이루기 때문에 N 원자는 수소결합을 이루지 못하고 (왜 그런가?, Q10)알파나선 구조에 공간적으로 방해가 된다. 때문에 Pro은 알파나선의 첫번째 회전에서는 괜찮지만 그 이후의 회전에서는 알파나선에 심각한 굴절을 야기시킨다. 그러한 굴절은 중간에 Pro을 가지지 않은 많은 알파나선들에서도 일어난다. 따라서 pro 잔기가 알파나선에서 굴절을 야기시킬 것으로 예측할 수는 있으나, 모든 굴절이 Pro 때문에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다른 곁사슬들도 약하지만 알파나선들에 대한 선호도를 가진다. A, E, L, M은 알파나선을 잘 형성하는 반면 P, G, Y, S들은 그렇지 못하다. 그러한 차별성은 아미노산 서열로부터 이차구조를 예측코자 하는 시도에서 적용되었지만 정확한 예측을 하는 데는 불충분하다.
	알파나선은 와선 모양으로 보여주면 편리하다: 단백질 구조에서 알파나선의 가장 공통적인 위치는 단백질 표면에서 나선의 한쪽 면은 용액과 접하고 다른 쪽은 단백질의 소수성 내부에 접하는 곳이다. 이런 경우 알파나선의 곁사슬들은 3 내지 4개의 잔기마다 소수성에서 친수성으로 바뀌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경향은 아미노산 서열에서 자주 목격되나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용액과 접하는 잔기들도 소수성일 수 있으며 더군다나 알파나선은 단백질에서 완전히 파묻히거나 드러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표 1은 완전히 파묻힌, 부분적으로 파묻힌, 또는 완전히 드러난 아미노산 서열들의 예를 보여준다 (1번 서열은 citrate synthase, 2번은 alcohol dehydrogenase, 3번은 troponin C로서 하전된 아미노산은 적색, 극성은 청색, 소수성은 녹색이다). 이 표에서는 색깔 구분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이해되지 않는다. 나선상의 아미노산 서열을 보여주는 편리한 방법은 와선 모양(helical wheel또는 spiral)이다. 알파나선의 일 회전은 3.6개의 아미노산 잔기들에 해당하므로 그림 5에서 보여주는 바와 같이 각 잔기는 원을 360/3.6=100도의 원이나 와선으로 그려질 수 있다. 이 그림은 표1에 주어진 서열들에 대한 것으로 소수성, 극성, 하전된 잔기들에 대한 색깔은 표1과 같다. 이 그림에서 색깔들의 배열상태는 무엇을 의미하는지 분명해진다. 알코올 탈수소효소 (alcohol dehydrogenase)의 한쪽 면은 친수성이고, 반대면은 소수성이라는 것이 분명하게 구분된다. Q11: citrate synthase와 troponin C는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가? 막을 관통하는 알파나선들은 소수성 환경에 있으므로 대부분의 곁사슬들은 소수성이다. 따라서 막단백질의 아미노산 서열에서 긴 소수성 잔기들이 이어진다면 막관통 나선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아미노산 서열을 입력하면 이것을 와선으로 보여주는 프로그램이 개발되어 있다. 웹에 들어가야만 사용이 가능하다 (A site, B site). Q12: 표1에 있는 3가지 효소의 서열을 직접 입력하여 보아라(하단 상자에 있는 것들을 지우고 한 글자 약어를 사용하여 타이핑하면 위에 그림이 그려진다)

2. 베타나선
베타판들은 보통 평행이거나 역평행인 베타가닥들로 구성된다. 알파나선은 하나의 연속적인 영역으로 구성되는 반면 베타판은 폴리펩타이드 사슬의 여러 영역들의 조합으로 이루어진다. 이들 영역은 보통 5-10 정도의 잔기들로 구성되며 φ와 ψ 각들이 Ramachandran plot의 좌상 지역에 분포하는 거의 완전히 펼쳐진 구조로 존재한다. 이러한 베타가닥들은 서로 이웃하게 배열되어 (그림 6와 그림 7참조) 한 가닥의 C'O기와 이웃하는 다른 가닥의 NH기들 간에 또는 그 역으로 수소결합이 형성된다. 그러한 여러 개의 베타가닥으로 형성된 베타판들은 Ca 원자들이 연속적으로 베타판 면의 상하로 위치하며 (그림 6d) "펼쳐진 상태"로 존재한다. 곁사슬들은 이러한 유형을 따라 베타가닥 내에서 베타판의 아래 위로 번갈아 놓이게 된다.
베타가닥은 펼쳐진 판 구조를 이루기 위해 이웃하는 베타가닥들이 평행으로 달리거나 (parallel, 아미노 말단에서 카르복시 말단으로의 방향을 기준), 또는 서로 반대 방향으로 달리는 것이다 (antiparallel, 역평행). 이 두가지 각각은 약간 다른 형태의 수소결합을 이루고 있다. Q13: 어떤 차이가 있는지 그림 6과 7에서 찾아 보아라. 베타가닥들이 평행과 역평행으로 혼합된 베타판들도 일부 존재하다. 어떤 경우든지 대부분의 베타판들은 알려진 모든 단백질 구조들에서 비틀린 상태로 존재한다. 이 비틀린 상태는 그림8에서 보여주듯이 동일한 방향을 가지고 있으며, 오른손 방향의 뒤틀림으로 정의된다. 어떻게 오른손 방향이 되는지 설명하라 (Q14).

3. 고리영역
고리 영역은 필연이다. 대부분의 단백질 구조들은 알파나선과 베타가닥 들의 조합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이들은 다양한 길이와 모양을 가진 고리 영역으로 연결되어야만 한다. 고리영역을 이루는 아미노산의 수는 비교적 짧으나, 긴 것들도 있다 (그림 9a).
고리영역은 수소결합을 이루지 않는다. 따라서 친수성으로 단백질 표면에 존재한다. 고리 영역들의 주사슬 C'O와 NH 기들은 서로간에 수소결합을 이루지 않으며 용매로 노출되어 물 분자와 수소결합을 이룬다. 자주 나타나는 모양은 그림 9b에서 볼 수 있다. 용매로 노출된 고리 영역들은 하전된 친수성 잔기들이 풍부하다. 이 때문에 알파나선이나 베타가닥 보다 높은 신뢰도로 예측이 가능하다.
다른 종들로부터 상동 아미노산 서열들을 비교하였을 때 몇 개의 잔기들의 삽입이나 결손은 대부분 고리 영역에서 발생한다. 인트론 위치들도 또한 단백질 구조에서 고리 영역들에 해당되는 구조 유전자들 내의 위치에서 자주 발견된다. 이차구조물들 사이를 연결하는 기능 이외에도 고리 영역들은 자주 결합자리나 촉매자리에 참여한다. 두개의 이웃하는 역평행 베타가닥들을 연결하는 고리 영역은 머리핀 고리 (hairpin loop)라고 불린다. 항체들의 항원결합자리들을 형성하는 고리들은 좋은 예이다 (그림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