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 장. 알켄: 유기반응의 성질
알켄은 탄소-탄소 이중결합 작용기를 가진 탄화수소로서 자연 중에 많이 존재한다.
1. 알켄의 명명법
이중결합을 가지고 있어 알칸보다 탄소수가 적다. 따라서 불포화되었다고 하며 C2H4의 기본적인 화학식을 가진다.
명명 1단계: 이중결합을 포함하는 가장 긴 탄소사슬이 모체가 된다. 접미사 -ene 를 붙인다.
명명 2단계: 이중결합에 가까운 끝에서부터 탄소에 번호를 붙인다. 이중결합이 동일한 거리에 있으면 첫 번째 치환기가 빠른 쪽에서부터 매긴다.
명명 3단계: 전체를 명명한다. 우선 치환기을 알파벳 순으로 적고 번호를 매긴다. 이중결합이 한 개 이상 있을 경우는 각 이중결합의 위치를 표시하고 -diene, -triene 등의 접미사를 붙인다.
시클로 알켄의 경우도 비슷하다. 다만 출발점은 이중결합이 C1과 C2가 되도록 명명한다.
몇가지 일반명으로 사용되는 것들을 암기한다: ethylene (ethene), propylene (propene), isobutylene (2-methylpropene), isoprene (2-methyl-1,3-butadiene).
2. 알켄의 전자구조와 시스-트랜스 이성질체
이중결합을 가진 알켄은 탄소-탄소 회전이 불가능하다. 이때 에너지 장벽은 파이결합의 세기인 65 kcal/mol 이다. 즉, 이 정도의 에너지에 의해 파이결합의 파괴되어야만 회전이 가능해진다. 따라서 메틸기가 서로 반대편에 있는 시스-트랜스 이성질체인 cis-2-butene과 trans-2-butene은 화학식은 같으나 같은 화합물은 아니다. 입체 스트레인 때문에 트랜스 알켄의 안정도가 높다.
3. 순위결정 규칙: E, Z 명명법
이치환된 시스- 또는 트랜스-butene의 경우는 구분이 가능하나, 삼치환 또는 사치환된 이중결합의 경우 (이중결합에 수소가 아닌 치환기가 세 개, 또는 네 개인 경우)는 구분을 위한 새로운 명명이 필요하다. 즉, 2-chloro-2-butene의 경우 염소기의 위치를 구분해줄 필요가 있다. 이때 사용하는 용어는 치환기의 우선순위에 따라 결정하는 E, 또는 Z 이다 (E는 반대편이라는 뜻이고, Z는 같은 쪽이라는 뜻이다). 이중결합을 중심으로 우선순위가 높은 것끼리 같은 쪽에 위치할 경우는 Z이고, 우선순위가 다른 것끼리 위치할 경우는 E에 해당된다.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규칙은 다음과 같다 (입체이성질체에서도 사용되므로 필히 숙지).
규칙 1: 이중결합에 붙어있는 첫 번째 원자의 원자번호가 높은 것이 우선순위가 높다.
규칙 2: 첫 번째가 같을 경우는 두 번째 원자에 적용한다.
규칙 3: 다중결합의 원자일 경우는 단일결합원자에 해당한다고 가정한다.
4. 유기반응의 종류와 반응 메카니즘
유기반응의 종류는 첨가, 제거, 치환, 자리옮김 등 네가지가 있다.
유기반응 메카니즘이란 화학반응의 각 단계에서 일어나는 과정을 기술하는 것이다. 즉, 어느 결합이 어떤 순서로 분해되고, 각 단계에서의 상대적인 속도까지도 나타낸다.
모든 화학반응에는 결합의 분해와 형성이 포함된다. 출발물질에서 특정결합이 분해되고, 생성물에서는 새로운 결합이 생기는 것이다.
우선 공유결합의 두 전자가 끊기는데는 두가지 방법이 있다.
대칭 분해 (균일 과정): 라디칼 반응
비대칭 분해 (불균일 과정): 극성 반응
역으로 공유결합을 이루는데도 두가지 방법이 있다.
균일 결합 형성: 라디칼 반응
불균일 결합 형성: 극성 반응
극성반응은 보다 일반적인 반응 형태로서 대부분의 화학반응은 이에 속한다. 분자결합에서 전자가 비대칭적으로 분포되어 극성을 띠게 된다. 탄소의 경우 전기음성도가 큰 산소 또는 염소와 결합하면 부분적인 양전하를 가지고 되고, 전기음성도가 적은 원자와 결합하면 부분적인 음전하를 띠게 된다. 화학반응에서 한 화합물의 전자가 많은 부분은 상대 화합물의 전자가 적은 부분과 반응한다. 즉, 전자가 많은 반응물질이 전자가 적은 반응물질에게 한 쌍의 전자를 공여함으로써 공유결합이 형성된다. 화학반응에서는 이때의 전자이동을 화살표로 나타낸다. 극성반응을 나타내는 용어로 친핵체 (nucleophile)과 친전자체 (electrophile)라는 단어를 만들어내었다. 친핵체란 전자가 풍부하여 핵을 선호하는 물질을 가리킨다. 친전자체란 전자가 결핍되어 전자를 선호하는 것을 가리킨다. 따라서 친전자체는 친핵체로부터 한 쌍의 전자를 받아들여 공유결합을 형성한다.
5. 극성반응의 실례: HCl의 에틸렌 첨가반응 메카니즘
에틸렌은 실온에서 염화수소와 반응시키면 클로로에탄이 형성된다. 에틸렌과 HCl과의 반응은 친전자성 첨가반응에 해당된다.
에틸렌의 파이결합을 이루는 전자는 이중결합 평면의 상하에 존재하여 외부화합물에 노출되어 있다. 즉, 전자가 풍부하고 접근이 용이하기 때문에 친핵체로서 작용하게 된다. 반면 HCl은 강산으로서 강력한 양성자 (H+) 주개로서, 양성자는 강한 친전자체이다. 따라서 에틸렌과 HCl과의 반응은 전형적인 친전자체-친핵체 간의 결합에 해당된다.
반응은 두단계로 진행된다. 우선 친핵체인 파이전자가 친전자체인 H+를 공격하여 탄소원자 하나는 비어있는 파라 오비탈을 가진 카르보양이온 중간체를 형성한다. 두 번째 단계에서는 탄소 양이온인 카르보양이온이 친전자체로서 친핵체인 염소음이온으로부터 한 쌍의 전자를 받아들여 C-Cl 결합을 형성하여 최종적으로 중성인 클로로에탄이 생긴다.
6. 반응속도 및 화학평형
많은 화학반응은 두 방향으로 진행될 수 있다.
즉, 반응물질은 반응하여 생성물을 만들고, 생성물은 반응물질로 되돌아갈 수 있다. 이러한 화학평형을 하나의 식으로 나타낸다. 평형상수 Keq는 생성물의 농도를 반응물의 농도로 나눈 값에 해당한다.
평형상수의 크기는 에너지상으로 어느 쪽 방향이 유리한 가를 나타낸다. 반응이 유리한 평형상수를 가지기 위해서는 생성물의 에너지 준위가 반응물의 것보다 낮아야 한다. 다른 말로 열이 발생되어야만 한다 (발열반응에 해당). 반대일 경우는 반응을 일으키기 위해 열을 가해주어야만 한다 (흡열반응에 해당). 이때 변화하는 에너지량은 반응열 (heat of reaction, △H)이라 한다. 많은 반응에서 반응열의 크기는 반응의 지표로 사용된다.
그렇지만 평형상수는 반응속도와는 무관하다.
전이상태: 두 반응물질이 근접하면 이들의 전자가 서로 반발하여 에너지 준위는 올라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응물질이 접근하여 새로운 탄소-수소 결합이 형성되기 시작하면 어느 점에 이르러 전이상태라고 하는 최대 에너지 상태의 구조에 도달하게 된다. 전이상태는 분리할 수 없는 구조로서 상상할 수 있을 뿐이다. 반응물질과 전이상태와의 에너지 차를 활성화에너지라 부른다. 이것이 반응속도의 척도가 된다. 활성화에너지가 적으면 모든 반응분자들이 전이상태에 도달하기가 쉬워져 반응은 신속해진다. 전이상태에 도달하면 반응은 지속되어 카르보양이온을 생성한다. 이것은 알켄보다 불안정하기 때문에 에너지를 흡수하는 반응이다.
7. 반응중간체
반응의 여러 단계에서 일시적으로 생성되는 물질을 반응중간체라 한다. 에틸렌과 HCl과의 반응에서 반응중간체는 카르보양이온이다. 이것은 출발물질이나 전이상태 또는 최종생성물과도 다르다. 그렇지만 에너지 준위는 출발물질이나 생성물보다 높기 때문에 분리될 수는 없다.
여러과정을 거치는 반응에서 각 반응단계는 고유의 반응속도 (활성화에너지)와 에너지 변화 (반응열)을 가진다. 그렇지만 총 반응열은 출발물질과 생성물과의 에너지 차이에 해당된다. 즉, 에너지 곡선과는 무관하다.